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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PG LOG/Game Master

[도윤규혁] 그의 악보는 붉음을 노래하고

2021-07-22

Scenario Writer. 서

GM. 으스름달

PL. 유성우


자작(@pale_moon_) 세션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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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우:ㄷㄷ 저 한도윤 인장 너무 정신나간한도윤처럼 그렸는데
이거... 어카지?
 
으스름달 (GM):ㄱㅊ
 
유성우:뭐 어떻게든 잘 해주세요
 
으스름달 (GM):ㄱㅊㄱㅊ
완전 ㄱㅊ
 
이규혁:
rolling (3d6)*5
 
(
(
1
 
+
4
 
+
4
 
)
)*5
 
 
=
45
 
유성우:아놔~
괜찮아
 
으스름달 (GM):헐 듣기 너무 낮은거 아녜요? 괘 괜찮으시겟어요? ...
 
유성우:
자료조사
빼먹엇네
 
으스름달 (GM):자료조사도 네
ㅋㅋ
 
유성우:이런... 컨셉질하다가
빼먹엇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기다려바요
 
으스름달 (GM):네에
 
(To GM): 20일간 크툴루의 꿈을 꾸었음
 
유성우:됏어요
ㅎㅎ
 
한도윤:30
 
으스름달 (GM):ㅋㅋ
앗 조아요~!!~
 
유성우:안타깝다
 
으스름달 (GM):ㄱㅊ...
 
유성우:뭐 괜찮겠죠 이런 느낌의 시날에서 KPC가 행운 굴리는 일은 적으니
 
으스름달 (GM):원래 한도윤의 삶에서 예술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 더 이상 하지 못하게 되었을 때의 방향 같은 걸 이미 얘기하면 좋다고 하는데
베스타 하면서... 이미 한도윤한테 음악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있겠죠
 
유성우:도유놔...... ....
 
으스름달 (GM):다른걸 해볼 생각은 없었어? 나 음악밖에 몰라... 이런 얘기도 했었으니 ㅋㅋㅋㅋ
 
유성우:맞아요...
 
으스름달 (GM):cute
 
유성우:귀여워 근데 짠해요
뭐 근데 예체능 하는 사람들은 다 저런 느낌 아닌가 자기가 잡은 거 말고는 뭐... 특별히 할게 없음
당연함 그것만 죽어라 팟음
 
으스름달 (GM):우웃
슬퍼...
 
유성우:우웃 한도윤
쓰담
 
으스름달 (GM):갑자기 인장구경하지
하기
 
유성우:ㅋㅋㅋㅋㅋㅋ......
 
으스름달 (GM):ㅋㅋ
 
유성우:저는 아이콘크기 작게해둠
 
으스름달 (GM):에~~~~ 도시떼
 
유성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제그림이라서;;;;;; 그리고 작은 게 보드 보기 편해요
한도윤 광기 기대된다
하핫~
 
으스름달 (GM):ㅋㅋㅋㅋㅋㅋ 힝... 준비되셨으면... 가 갈까요
덜덜떨고잇는키퍼 ㅋ
 
유성우:5시간 후의 유성우: 잉잉... 잉...... 도유놔 잉잉
 
으스름달 (GM):zzzzzzzzzz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유성우:ㅋㅋㅋㅋㅋㅋ좋아요.... 아 저 마실것만
가져오고
시작합시다
 
으스름달 (GM):네에
 
유성우:오케이!
시작합시다 덜덜덜
 
-
 
2021-07-22
 
그의 악보는 붉음을 노래하고
 
W. 서
 
KPC 한도윤 / PC 이규혁
 
...
 
한도윤이 방에 틀어박혀 나오지 않은지 오늘로 벌써 20일째입니다.
 
연락조차 되지 않은지는 사흘.
 
무슨 일이라도 있는 걸까요?
 
이제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어진 당신은 한도윤의 집으로 향합니다.
 
한도윤의 집 초인종이 울립니다.
 
……
 
한참이 지나도 돌아오는 답은 없습니다.
 
집에 없는 걸까요?
 
당신은 무심결에 현관문의 손잡이를 잡고 돌려봅니다.
 
…어라?
 
열려있네요.
 
이규혁:(불길한 생각을 하고 싶지 않아도, 연락 하나 되지 않자 불안감에 휩싸여 결국 여기에 오게 되었다. 초인종을 눌러도 돌아오지 않는 답. 초조한 마음에 문고리를 잡고 돌려보자 열려있는 것에 등골이 오싹해졌다. …외출할 때엔 보통 잠궈두지 않나. 정말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니겠지? 입술을 꾹 깨물고 조심스럽게 집 안으로 들어간다. 나지막하게 한도윤의 이름을 부르면서.) …도윤아?
 
문을 열고 들어가면, 집 안은 조용합니다.
 
한도윤의 이름을 불러보아도 역시 돌아오는 대답은 없습니다.
 
당신은 생각할 것도 없이 곧장 한도윤의 방으로 향합니다.
 
며칠을 굳게 닫혀 열리지 않던 한도윤의 방문 역시 어째서인지 훤히 열려있습니다.
 
안으로 들어서자 당신을 반겨줄 한도윤은 온데간데 없고,
 
방 안은 온통 어질러져있으며,
 
한도윤이 몇날을 붙잡고 있던 그의 악보 또한 사라지고 없습니다.
 
한도윤은 어디로 간 걸까요?
 
이규혁:이건… … (막상 들어가자 어지럽혀져 있고 그도 없는 방 안의 모습에 자신의 머릿속도 어지러워지는 것 같았다. 열심히 쓰던 악보도 사라지다니.) …아니야, 잠깐 나간 거겠지. (방 안에만 있었으니까. 잠깐 바람좀 쐴 겸, 하고. 그렇지 않고서는 갑자기 사라질 이유가 없다. 애써 부정적인 생각들을 떨치고 우선 한도윤의 방을 전체적으로 살펴본다.)
 
한도윤의 방을 살펴보면, 창가에는 [텅 빈 보면대]만이 놓여있고 [책장]의 책들은 순서가 엉망으로 꽂혀있습니다.
 
[책상] 위는 물건들이 어지럽게 널려있고 [컴퓨터]의 전원은 켜진 상태입니다.
 
엉망인 한도윤의 방을 보며 당신은 지난 며칠간의 한도윤을 떠올려봅니다.
 
지능 판정.
 
이규혁:(…도윤이가 어땠었지. 기억을 더듬어본다.)
지능
기준치: 78/39/15
굴림: 60
판정결과: 보통 성공
 
온통 어질러진 방 안은…
 
마치 일부러 뒤엎기라도 한 것 같은 모양이군요.
 
…그렇다면 한도윤은 왜?
 
한도윤의 방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이규혁:(기분이 안 좋았던 걸까? 우선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건 이 정도지만, 자신이 알고 있는 한도윤이 심정의 변화로 인해 방 안을 이렇게까지 만들 정도로 충동적인 사람은 아니었던 것 같은데…) (의문과 불안이 계속 중첩되어 가는 것 같았다. 어지럽혀진 방을 정돈해주는 김에 그의 방을 살펴보기로 했다. 텅 빈 보면대를 빤히 바라본다.)
 
…한도윤은 볕이 아주 잘 드는 창가, 바로 저 자리에 악보를 두고 작곡을 하곤 했었죠.
 
지금은 빈 보면대만 남았지만요.
 
"아무리 해도 좋은 악상이 떠오르지 않아."
 
한도윤은 한 달 전 즈음부터 악상이 잘 떠오르지 않는다고 당신에게 말하곤 했었죠.
 
당신은 그런 그를 조급할 것 없다며 위로해주곤 했습니다.
 
며칠을 의욕 없이 보면대 앞에 앉아 창밖만 바라보던 한도윤이 떠오르는군요.
 
이규혁:(도윤이가… 그랬었지. 그 모습이 안쓰럽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때 더 많은 위로를 해줬어야 했을까. 괜한 후회감에 입속이 씁쓸해지는 것 같았고, 이내 한도윤이 줄곧 곁에 두었던 보면대를 더 자세히 살펴본다. 눈에 띄는 점은 없을까?)
 
관찰 판정.
 
이규혁:
관찰력
기준치: 60/30/12
굴림: 9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자세히 보니 금속으로 된 보면대 군데군데에 칼날로 새긴 것 같은 흠집이 나 있습니다.
 
또, 여러 가지 색의 잉크가 여기저기 튀어 몹시 지저분합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붉은색과 검은색 잉크가 눈에 띕니다.
 
아무래도 바닥에 튄 잉크자국인 것 같군요.
 
…잠깐, 잉크 자국을 자세히 살펴보니 무언가 거뭇한 자국들이 섞여 있습니다.
 
……이건,
 
피인가요?
 
이성 판정.
 
이규혁:(칼날로 새긴 듯한 흠집에 놀라 뒤로 주춤하다가도, 선명하게 보이는 핏자국들에 표정이 굳는다.) …무슨, (왜 보면대에 피가 묻어 있는 거지? 당황스럽고 이해할 수 없는 광경에 소름이 돋았다.)
SAN Roll
기준치: 60/30/12
굴림: 46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성 감소 없음.
 
지능 판정.
 
이규혁:
지능
기준치: 78/39/15
굴림: 32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그러고 보니… 한도윤이 사라지기 전 마지막으로 작곡했던 곡들이 조금 특이했던 것도 같습니다.
 
이규혁:(애써 정신을 다 잡았다. 말이 나오지 않았다. 보면대의 핏자국과 함께 떠오르는 한도윤의 특이했던 곡들. 당시에는 그저 심경의 변화 때문인가,라며 넘겼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기묘했다. 아무리 그래도, 꽤 오랜 시간 잡아왔던 곡의 패턴을 그렇게 순식간에 바꾼다고? 그때, 무언가 이상하다는 걸 눈치챘어야 했는데.) … (눈을 질끈 감았다 뜨고 조용히 책장을 살펴본다.)
 
책들이 순서가 엉망으로 꽂힌 책장입니다.
 
그마저도 몇몇 책들은 뽑혀 바닥에서 나뒹굴고 있군요.
 
깔끔하게 정리가 잘 되어있던 평상시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입니다.
 
책장의 책들은 평소에 한도윤이 읽곤 하던 것들입니다.
 
이규혁:(시선을 내려 바닥에 나뒹구는 책들을 살펴본다.)
 
바닥에 떨어진 책을 보니,
 
'꿈의 해석'이라는 제목의 책입니다.
 
말 그대로 해몽에 대한 책이군요.
 
…한도윤은 어떤 꿈을 꿨을까요?
 
이규혁:(악몽을 꾸기라도 한 거였을까. 아니면…? 바닥에 떨어진 책들을 주워 빈 자리에 꽂아넣으며 책장을 적당히 정리한다. 이어 책상을 둘러본다.)
 
책상 위는 온갖 앨범들, 펼쳐져 널부러진 책이며 노트로 엉망입니다.
 
책상 한편에는 전원이 켜진 컴퓨터가 있습니다.
 
이규혁:(우선적으로 책상 위의 노트에 눈길이 갔다. 그가 무어라 적어놓은 게 있을까?)
 
관찰 판정.
 
이규혁:
관찰력
기준치: 60/30/12
굴림: 68
판정결과: 실패
 
특별한 내용은 찾을 수 없었습니다.
 
이규혁:(…그래도 도윤이가 쓰던 노트인데. 뭐라도 적혀 있지 않을까? 최소한 어디로 갔는지,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에 대한 단서라도. 지금 당장 제게 중요한 건, 한도윤이 큰 문제 없이 무사했으면 하는 것이었다. 때문에 하나라도 더 알아낼 수 있도록, 별다른 내용이 없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노트를 천천히, 계속 넘겨보며 유심히 살펴봅니다.)
 
관찰 재판정.
 
이규혁:
관찰력
기준치: 60/30/12
굴림: 60
판정결과: 보통 성공
 
노트를 넘기다 보니, 포스트잇 하나가 눈에 들어옵니다.
 
[ XX - XXX 번지, Camellia. ] 라는 글씨가 적힌 포스트잇입니다.
 
잔뜩 휘갈겨 썼지만 알아볼 수 있습니다.
 
분명히 한도윤의 글씨입니다.
 
이규혁:(주소... 도윤이는 여기로 간 건가? 포스트잇에 적힌 그의 글씨를 기억하려다가, 혹시라도 까먹을까 아예 떼어내 제 주머니에 집어넣는다. 이내 책상 한편에 놓인 컴퓨터로 향해 조작해본다.)
 
한도윤의 컴퓨터는 전원이 켜진 채 놓여있습니다.
 
확인해보면, 페이터 창이 띄워져 있습니다.
 
베스타에서 제공한 공식 계정이 아닌, 한도윤의 개인 계정에 로그인되어 있습니다.
 
한도윤이 작곡한 곡들, 베이스 연주 영상, 함께 간 여행지의 풍경, 좋아하는 음식 사진…
 
하나같이 간결한 글들입니다.
 
그중 최근 게시글 몇 개가 눈에 띕니다.
 
[ 좋은 생각이 나지 않아… ] (2)
 
[ 슬럼프인가? ]
 
[ 요즘 들어 자꾸 이상한 꿈을 꾼다. ] (1)
 
이규혁:(페이터 공식 계정이 아니네. 하긴, 이제와서 그 계정을 계속 사용할 필요는 없다. 개인 계정이 있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지만, 개인적인 거라서 굳이 찾아보지는 않았다. … 아니, 한 번 정도는 찾아봤을지도… 한도윤의 연주 영상이나 함께 갔던 여행지의 풍경 사진들을 보면서 작게 미소지었다가, 그닥 좋은 내용이 아닌 듯한 게시글을 보고 입가가 약간 굳는다. 첫 번째 게시글부터 살펴본다.)
 
당신이 게시글을 클릭하자, 글의 타래가 뜹니다.
 
핸드아웃: 페이터 1 확인해주세요.
 
게시글이 쓰인 날짜는… 한도윤과 가볍게 바람이라도 쐴 겸 데이트를 했던 날이네요.
 
이규혁:아, 이래서 그때… (도윤이가 먼저 나가자고 했던 거구나. 밖에 오래 있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나름 즐거운 시간이었다. 잠시 회상에 빠졌다가도 다음 게시글을 보기 위해 마우스를 움직였다. 두번째 게시글을 살핀다.)
 
핸드아웃: 페이터 2 확인해주세요.
 
이규혁:(글까지 남길 정도로 힘들었다면, 역시 위로를 더 해줬어야 했는데. 속으로 가벼운 후회를 내뱉곤 마지막으로 세번째 게시글을 본다.)
 
핸드아웃: 페이터 3 확인해주세요.
 
방 안을 다 둘러본 후, 이제 어떻게 할까요?
 
이규혁:(……왜 이런 심각한 꿈을 꾼다는 사실을 나한테 말해주지 않았던 거지? 너는 내 이야기를 들어줬으면서. 나도 너의 고민거리를 듣고, 함께 생각해볼 수 있었을 텐데. 유독 방안에 틀어박혀 작곡에 매달렸던 이유가 이런 악몽 때문이었다면, 차라리 악보를 쓰는 일을 말렸어야 했다. 한도윤의 행적에 대해 알아갈 수록 자신에 대한 후회가 쌓여가는 듯했다. 그러나 이런 감상에 빠져 있을 때가 아니었다. 반복되어 보이는 하나의 주소. 거기에 가면 한도윤이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들었다. 가보는 수밖에 없어. 그를 찾아내겠다고 굳게 다짐한 뒤 곧장 적혀있는 번지의 주소로 향한다.)
 
당신은 한도윤이 있을지도 모르는 그 주소로 찾아갑니다.
 
도착한 곳에 지어진 음악 전시회장 'Camellia'는 다홍색으로 깔끔하게 칠해진 외벽과 무엇 하나 낙후된 곳 없이 세련되어 보이는 구조가 척 보아도 새로 지은 건물임을 알 수 있습니다.
 
개관한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안으로 들어서면, 건물의 내부 또한 바깥에서 봤던 것과 같이 세련된 분위기군요.
 
음악 전시회의 로비는 고급스러운 인테리어가 잘 배치되어 크게 넓지 않아도 탁 트인 것만 같고,
 
적당한 조명과 조용히 흘러나오는 노래가 편안한 느낌을 줍니다.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안내 데스크]와 그 옆으로는 [제1전시실]의 입구, 그리고 2층으로 가는 [계단]이 보입니다.
 
이규혁:(생각보다 평범한 곳이네…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우선적으로 한도윤을 찾아본다.)
 
깔끔한 로비만이 눈에 들어올 뿐, 한도윤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이규혁:(당장은 도윤이가 안 보이니까... 별 수 없다. 전시회장을 유심히 둘러보는 수밖에. 안내 데스크를 살펴봅니다.)
 
안내 데스크 쪽으로 향하자 깔끔한 인상을 주는 직원과 눈이 마주칩니다.
 
직원은 상냥하게 웃으며 당신에게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하고 묻습니다.
 
이규혁:…안녕하세요. (직원을 마주 보며 사람 좋게 입꼬리를 조금 올렸다.) 이 전시회에 처음 와서 그런데, 주로 어떤 장르의 음악을 전시해두었는지 알 수 있을까요. 그리고, (잠시 뜸들이다가.) 2층에는 뭐가 있는지도 알고 싶습니다. (계단을 힐끗 보았다. 문득 든 생각을 입밖으로 꺼내며) 제2전시실이 있나요?
 
직원:제1전시실은 상설전시관으로 이름있는 작가님뿐만 아니라 Camellia에서 직접 연락을 드린 가능성 있는 신인 작가님들의 작품을 전시하는 곳입니다. 음악 전시회라고 하면 조금 생소하실지도 모르시겠지만, 간단히 말해 좋은 앨범이나 곡들을 소개하고, 감상 기회를 제공하는 전시회입니다. 그런 만큼 장르 역시도 다양하게 전시되어 있고요. 상설전시관의 관람료는 무료로, 대중들이 보다 쉽게 예술 문화를 접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2층은 특별전시 및 기획전시를 위한 공간으로 현재는 새로운 전시를 위해 준비 중이므로 이용하실 수 없습니다.
 
이규혁:아, 그렇군요. (이어지는 설명에 고개를 끄덕이며 들었다. 그러고 보니 들어올 때 비용을 안 받았지. 어쩐지 이용할 수 없다는 2층에 한도윤이 있을 것 같다는 판단이 머릿속을 스쳤다…) 친절한 감사합니다. 하나 더 여쭤볼 게 있는데, 혹 오늘이나 며칠 전에 검고 짧은 머리에, 한쪽 눈 밑에 점이 찍혀있으며 귓불에 피어싱을 한, 키는 이 정도 되는… (자기 눈높이보다 조금 아래쪽을 펼친 손으로 가리켰다.) 사람이 여기를 들르지 않았나요? 그 친구의 소개를 받고 오게 된 거라서요.
 
직원:글쎄요……. 잘 모르겠네요. 전시회를 다녀가시는 분들이 워낙 많으시다 보니......
 
전시회 직원은 잠깐 생각하더니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대답합니다.
 
하긴, 모든 관람객을 기억할 수는 없겠죠.
 
다른 방법을 찾아봐야겠습니다.
 
안내 데스크 위에 방명록과 팸플릿이 놓여 있습니다.
 
이규혁:음, 괜찮아요. 감사했습니다. (당연히 전부 기억하기에는 어렵겠지… 웃음지은 채로 직원에게 대답하고는 고개를 돌려 방명록을 먼저 본다.)
 
관람객들의 이름이 적힌 방명록입니다.
 
혹시 한도윤이 이름을 적어두지 않았을까요?
 
자료조사 판정.
 
이규혁:
자료조사
기준치: 50/25/10
굴림: 66
판정결과: 실패
 
두꺼운 방명록이라 그런지, 원하는 이름이 쉽게 보이지 않습니다.
 
이규혁:(아니다… 이규혁은 아무리 두꺼운 방명록이라도 한도윤의 이름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모르는 사람들의 이름까지도 전부 유심히 살펴보면서 그의 이름을 찾기 위해 애써본다. 검지 손가락으로 글씨 하나하나를 짚어가면서.)
 
자료조사 재판정.
 
이규혁:
자료조사
기준치: 50/25/10
굴림: 92
판정결과: 실패
 
관람객이 워낙 많아 한도윤의 이름을 찾는 것은 무리겠네요.
 
이규혁:(…) (내가 찾을 수 없다는 건 안 적어둔 거겠지. 포기하고 돌아섭니다… 여기에 안 적혀 있어도 도윤이는 분명 이곳에 있을 거야. 그렇게 믿어본다. 이내 팸플릿을 꺼내 펼처봅니다.)
 
갤러리 홍보와 예정된 기획전시 등이 적힌 팸플릿입니다.
 
[ 음악 전시회 Camellia. 보다 넓은 문화 향유의 기회를 제공합니다. ]
 
[ ○월, '페르 뒤Predu 展 - 붉음을 갈망하다' ]
 
[ ○분기 특별기획 展 : 부인의 화랑 - 이사벨 부인의 수집품 ]
 
...특별한 내용은 없습니다.
 
이규혁:(페르 뒤… 누구지? 자신이 아는 작곡가인지 떠올려 봅니다.)
 
잘 떠올려보니, 지나가듯 들어본 적이 있는 것도 같습니다.
 
지금은 그리 중요치 않겠지만요.
 
이규혁:(이름을 들어봤던 것 같기도 하고. 곰곰 생각했다가도 별 내용이 없는 팸플릿을 제자리에 돌려놓은 뒤, 계단으로 향한다. 2층은 이용할 수 없다고 했었지만.)
 
2층으로 향하는 계단은 플래카드와 준비 중이라는 문구가 적힌 바리케이드로 가로막혀 있습니다.
 
이규혁:(몰래 들어갈 수 있을까. 주위 두리번거리며 눈치보다가… 걸음을 옮겨 제1전시실로 들어간다. 여기에, 평범하게 음악을 감상하던 도윤이가 있다면 좋을텐데.)
 
당신은 제1전시실로 들어섭니다.
 
넓은 공간에 여러 앨범, 사진, 악보 등이 주제에 맞추어 깔끔하게 배치되어 있습니다.
 
가운데에는 음악을 들어볼 수 있도록 장치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작품을 따라 발걸음을 옮기자 발소리가 작게 울립니다.
 
다른 관람객들에게 방해가 되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걸어야겠습니다.
 
에티켓이라고 하던가요.
 
어쨌든 이 안에 전시된 작품을 관람할 수도, 곧장 한도윤의 흔적부터 찾을 수도 있습니다.
 
이규혁:(조심히 걸음을 떼며 먼저 한도윤의 흔적을 찾아본다. 마음 편하게 작품을 관람하러 온 것은 아니니까.)
 
당신에게 느긋하게 작품을 관람할 여유는 없습니다.
 
소중한 한도윤을 찾는 게 더 급하니까요.
 
벽에 걸린 앨범 표지라던가, 가운데에 놓인 음악 재생 장치 같은 것들은 당신의 눈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다만 조용히, 발소리를 죽이고 사람들 사이를 지나쳐 전시실 안을 둘러봅니다.
 
그러던 중, 당신의 눈에 유독 어떤 악보, 그리고 옆에 있는 아트가 눈에 띕니다.
 
이규혁:(악보…? 악보를 우선적으로 살펴본다.)
 
음표가 빼곡하게 채워진 악보입니다.
 
이규혁:(유심히 살펴봅니다. 한도윤이 이전에 작곡해 보여주었던 특이한 곡과 패턴이 비슷한지, 예술(음악)판정으로 알아낼 수 있을까요?)
 
예술(음악) 판정.
 
이규혁:
예술(음악) Roll
기준치: 55/27/11
굴림: 26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악보를 유심히 살펴보면, 한도윤이 작곡하던 패턴과는 상당히 다른 구조입니다.
 
...아무래도 한도윤이 작곡한 곡은 아닌 모양입니다.
 
이규혁:(으음, 도윤이가 작곡한 건 아닌가보네. …하긴, 여기는 전시회장이니 그럴만도 하다. 오히려 있는 게 훨씬 이상하겠지. 옆에 있는 아트를 본다.)
 
관찰 판정.
 
이규혁:
관찰력
기준치: 60/30/12
굴림: 68
판정결과: 실패
 
한 왕이 머리에 화려한 왕관을 쓰고 있습니다.
 
아래에 작품의 제목이 적혀있습니다.
 
『폭군에게 왕관을』
 
악보와 아트 아래에는 작품 설명이 적혀있네요.
 
[ 폭군이라 불린 자가 왕관을 쓴 모습을 연상케 하는 곡이다. -작곡가 미상 ]
 
……
 
작품을 본 뒤 넓은 전시실을 따라 걷다 보면, 복도로 나가는 통로가 보입니다.
 
이규혁:(왕관을 쓴 왕의 옷이 무슨색인지 알 수 있을까요. 한 번 자세히… 봅니다.)
 
왕은 화려한 자수가 놓인 붉은색 옷을 입고 있습니다.
 
이규혁:(화려하네... 한도윤의 흔적을 찾으려 했지만 특별한 건 찾지 못 한 것 같다. 여전히 찜찜한 기분을 느끼며 복도로 나가는 통로를 향해 걸어서 전시실을 나간다.)
 
통로를 따라 슬그머니 밖으로 나오니 [화장실]이나 [비상구] 같은 것들이 보이는 복도입니다.
 
왼편으로 돌아 나가면 로비로 돌아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른편으로는 [관계자 외 출입 금지] 피켓이 붙은 문이 보입니다.
 
…복도는 사람이 없어 조용합니다.
 
한도윤을 찾기엔 지금이 기회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규혁:(사람이 없는 지금이 기회인 듯하다… 급한 걸음으로 비상구를 한 번 살펴본다.)
 
건물 밖으로 이어지는 비상구입니다.
 
왼편으로는 지하 1층으로 내려가는 문이 보이지만…
 
관계자 외 출입 금지라는 표시와 함께 자물쇠로 잠겨있습니다.
 
이규혁:(자물쇠라니, 열쇠는 없는데. 하다 못해 핀도 없다. 있어도 못 열었겠지만. 주위를 둘러보다가 화장실로 들어가본다. 두리번…)
 
지금 화장실이 급하다면 이용해도 괜찮겠지만… 이곳에 한도윤이 있을 것 같진 않습니다.
 
이규혁:(역시 없구나. 혹시 누가 열쇠를 까먹고 두고 가지는 않았을까, 같은 생각에 들어가본 거라 외에 용무는 없다. 다시금 비상구로 향해 잠겨있는 문과 비상구를 번갈아 바라본다. 이걸 어떻게 해야하지. 수상한 건 왼편의 문인데.)
 
관찰 판정.
 
이규혁:
관찰력
기준치: 60/30/12
굴림: 77
판정결과: 실패
 
이 건물에 지하도 있었군요.
 
당연하게도, 문은 굳게 잠겨있습니다.
 
들어가기 위해선 열쇠를 찾아야만 할 것 같습니다.
 
이규혁:(한 시라도 빨리 도윤이를 찾아야 할텐데. 초조한 마음에 시선을 굴리다가, 가보지 못한 곳을 살펴보기로 한다. 2층으로 향하는 계단으로 간다. 바리케이드를 넘어 올라갈 수 있을까?)
 
당신이 바리케이드 옆으로 지나가보려 하자,
 
안내 데스크의 직원이 다가와 당신을 말리며 말합니다.
 
직원:고객님, 현재 2층은 전시 준비 중에 있습니다. 전시 기간에 맞춰 방문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용에 불편을 드려 대단히 죄송합니다.
 
아무래도 2층은 살펴볼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이규혁:…죄송합니다. 순간 까먹었네요. (되지도 않을 변명을 어색하게 웃으며 짧게 말한 뒤 터덜터덜 복도로 돌아갑니다. 지치고 낡고 혈중 도윤이 부족이다... 어디선가 한도윤이 나타나주면 좋겠다는 상상을 하며 인적이 드문 복도를 다시금 둘러보다가, 출입 금지 피켓이 붙은 문을 미처 보지 못했다는 사실을 깨닫고 오른편의 출입 금지 문으로 향한다.)
 
관계자 외 출입 금지라는 피켓이 붙은 문입니다.
 
당신이 어떻게 할지 고민하던 찰나, 안에서 무언가 소리가 들립니다.
 
듣기 판정.
 
이규혁:
듣기
기준치: 50/25/10
굴림: 56
판정결과: 실패
 
안에는 사람이 있는 모양이군요. 말소리가 들려옵니다.
 
곧 안에서 말소리가 끊어지더니…
 
밖으로 나오려는지 발소리가 점점 가까워집니다.
 
본능적으로 어디론가 숨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규혁:…! (급하게 화장실 문쪽으로 숨습니다.)
 
당신은 소리를 죽이고 화장실 문 쪽으로 몸을 숨깁니다.
 
……발소리가 점점 멀어집니다.
 
……
 
이제 나가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당신은 바깥으로 나와 다시 닫힌 문을 바라봅니다.
 
관찰 판정.
 
이규혁:
관찰력
기준치: 60/30/12
굴림: 97
판정결과: 실패
 
문에는 어떤 장치도 보이지 않습니다.
 
잠겨있는지 아닌지……
 
…한 번 열어 볼까요?
 
이규혁:(열려있길 바라며 문고리를 잡고 열어본다.)
 
당신은 문을 열어봅니다.
 
역시, 잠겨있지 않습니다.
 
금방 돌아온다는 뜻일까요? 그렇다면 서둘러야겠습니다.
 
이규혁:… (여기에는 도윤이가 있을까? 출입 금지라는 건 안에 무언가 있다는 뜻이겠지. 긴장감에 마른 침을 삼키고 열린 문으로 급히 들어간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창고로 보이는 공간이 나타납니다.
 
여러 작품이 놓인 것이, 아마도 매입품들을 보관하는 곳 같습니다.
 
그런데… 앨범 표지라고 하기엔 기괴한 느낌의 아트부터, 추상적이고 이상한 형태로 그려진 악보 투성이입니다.
 
제법 모독적인 앨범도 있습니다.
 
보고 있으면 왠지 기분이 나빠지는 것 같습니다.
 
이성 판정.
 
이규혁:(무어라 말로 형용할 수 없는 모독적인 작품들에 기분이 나빠져 인상을 찌푸린다.)
SAN Roll
기준치: 60/30/12
굴림: 90
판정결과: 실패
 
이성 1 감소.
 
그중엔 두꺼운 천으로 가려진 것도 있습니다.
 
이규혁:(기괴한 악보들 사이에서 떨리는 한숨을 한 번 내쉬었다. 두꺼운 천으로 가려진 걸 살펴보기 위해 천을 거둬낸다.)
 
당신은 어떤 앨범을 가린 천을 걷어냅니다.
 
천을 걷어내니…
 
온통 검고 붉은 배경의 알 수 없는 공간에, 커다랗고 검은 날개 같은 것이 그려져 있습니다.
 
그 끝에는 수많은 이빨이 그려져 있고, 그 이빨은 작고 작은 사람들을 뜯어먹고 있습니다.
 
아주 끔찍한 그림입니다.
 
속이 역해지는 것도 같군요.
 
옆에 있는 악보 역시 기괴한 불협화음을 담고 있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이성 판정.
 
이규혁:윽… (기괴한 그림에 속이 불쾌하여, 짧은 탄식을 내뱉는다.)
SAN Roll
기준치: 59/29/11
굴림: 69
판정결과: 실패
 
이성 3 감소.
 
지능 판정.
 
이규혁:
지능
기준치: 78/39/15
굴림: 31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당신은 이 악보를 누가 그렸는지 알 수 있습니다.
 
……바로 한도윤입니다.
 
게다가 이 색은, 한도윤의 방에 어질러져 있던 잉크의 색과 일치합니다.
 
한도윤이 꾸었다는 끔찍한 꿈은 바로 이런 모습일까요?
 
한도윤은 어째서 이런 곡을 작곡한 걸까요?
 
이성 판정.
 
이규혁:…도윤아. (자기도 모르게 그의 이름을 중얼거렸다. 왜 이런 곡을 만든 거야? 비정상적인 악보가 현실적으로 다가오지 않았다. 더 보고 싶지 않은 마음에 다른 곳으로 고개를 돌려버린다.)
SAN Roll
기준치: 56/28/11
굴림: 7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이성 1 감소.
 
이상한 작품들을 본 뒤 주위를 둘러보면, 선반에 놓인 열쇠 꾸러미를 발견합니다.
 
각각의 열쇠에는 지하 1층, 매입품 보관실 등의 라벨이 붙어있습니다.
 
아차, 사람이 돌아오기 전에 얼른 서둘러야겠어요.
 
당신은 열쇠를 들고 밖으로 나섭니다.
 
당신은 다시 비상구로 들어섭니다.
 
그리고 지하 1층으로 가는 문에 열쇠를 사용하자…
 
찰칵.
 
맞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립니다.
 
지하로 향하는 계단은 어둡습니다.
 
전등의 불빛은 앞만 겨우 보일 정도로 희미하군요.
 
…당신은 한 칸씩 계단을 딛고 아래로 내려갑니다.
 
발소리가 비상구 안을 가득 채우고, 고작 한 층을 내려가는 길이 굉장히 깊게만 느껴집니다.
 
이규혁:(너무 어둡다! 휴대폰 라이트 키고 내려갑니다…)
 
…휴대폰 라이트를 켜고 아래로 내려오자,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문이 보입니다.
 
문에는 출입 금지라는 표시가 있지만 잠겨있지는 않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여전히 희미한 불빛만이 비추는 복도가 눈에 들어옵니다.
 
…한도윤을 찾기 위해서라면 이 안으로 들어가야겠죠.
 
그래도 휴대폰 라이트가 있으니 조금 나을 것 같습니다.
 
얼마나 걸었을까요.
 
당신은 자신의 옆으로 책들이 빽빽하게 들어찬 책장이 이어지고 있음을 눈치챕니다.
 
이규혁:(빛을 책장에 비추며 살펴봅니다.)
 
자료조사 판정.
 
이규혁:
자료조사
기준치: 50/25/10
굴림: 86
판정결과: 실패
 
책장에 꽂힌 책들은 신에 대한 마도서, 사람을 죽이는 법, 이런 모독적이고 알 수 없는 것들뿐입니다.
 
듣기 판정.
 
이규혁:…이런 책들을, 왜. (끔찍한 제목들에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리며 주춤 뒤로 물러섰다.)
듣기
기준치: 50/25/10
굴림: 97
판정결과: 실패
 
어디선가 소름 끼치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꼭……
 
비명소리 같은.
 
그때, 당신의 발에 무언가 차입니다.
 
확인을 해보면, 화려한 장식의 왕관입니다.
 
꼭, 위층에서 전시 되어야 할 것만 같은 물건이군요.
 
……이게 왜 여기에 있을까요?
 
이규혁:…왕관? (우선 왕관을 주워서 챙기고 더 앞으로 나아간다.)
 
왕관을 들고 복도를 걷다 보면, 소름 끼치는 소리와 점점 가까워집니다.
 
어디선가 비릿한 냄새가 나는 것 같기도 합니다.
 
당신은 곧 철제로 된 문을 발견합니다.
 
문은 잠겨있지 않지만, 밖에서만 열 수 있는 구조로 한 번 닫히면 안에서는 열 수 없을 테니 조심하는 게 좋겠습니다.
 
그리고 어렴풋이 들려오는……
 
한도윤의 목소리.
 
이 너머에, 한도윤이 있는 것이 분명합니다.
 
책장에서 책을 꺼내어 문을 고정해둘 수 있습니다.
 
이규혁:(열 수 없는 구조라면, 역시 고정해두는 게 좋겠지. 당장이라도 문을 열어 한도윤에게 달려가고 싶은 마음을 꾹 참고 아무 책이나 하나를 꺼내 문을 열어 고정해둔다. 그리고 천천히 문 안쪽으로 걸어들어간다.) …도윤아, 여기 있어? (나지막한 목소리의 끝이 떨렸다. 숙였던 고개를 들어올렸다.)
 
문을 밀자, 철제문이 바닥에 무겁게 끌리는 소리를 내며 천천히 열립니다.
 
문 안의 광경이 하나씩 당신의 시야에 들어옵니다.
 
문을 여는 순간 코를 찌르는 듯한 비릿한 냄새, 온통 검붉은 자국이 말라붙어있는 바닥,
 
하얗고 커다란 침대, 기괴한 모양으로 목이 꺾여 바닥에 나뒹구는…… 누군가,
 
그 근처에 고정된 보면대와 악보, 그리고……
 
당신의 소중한,
 
한도윤.
 
그가 뾰족한 펜촉의 깃털 펜을 들고 그곳에 서 있습니다.
 
끔찍한 모습에,
 
이성 판정.
 
이규혁:…… (서서히 끔찍한 광경이 눈안에 들어오자 말을 잃는다. 손에 들고 있던 라이트가 천천히 방 안의 내부를 비추다가, 결국 한도윤의 모습까지 비추자 동시에 전원이 다 되었는지 빛이 팍 꺼져버렸다. 그럼에도 선명하게 보이는 너의 얼굴, 바닥의 시체를 마주하고도 작곡하겠다는 양 들고 있는 펜까지. 소름끼치는 당신에게서 한 발자국 뒤로 물러섰을까. 소리 없이 비명을 지르는 듯 살짝 벌려진 입에서는 작은 신음조차도 나오지 않았다. 당장 자신의 표정이 얼마나 엉망일지, 짐작하지 못했다.)
SAN Roll
기준치: 55/27/11
굴림: 63
판정결과: 실패
 
이성 4 감소.
 
이규혁:(속이 울렁거려 헛구역질이 나올 뻔한 걸 겨우 참아내고 겨우 한도윤을 주시하였다. 정말 내가 아는 그가 맞는가? 사실 다른 사람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애쓰며 유심히 바라본다. 더 나아가지 못하고 제자리에서 굳은 채 더듬거리는 목소리로.) 도, ...도윤아. 지금, 무슨… (무슨 짓을 하는 거야. 끝말은 다 이어지지 못했다.)
 
한도윤과 눈이 마주치자, 그는 한 번도 본 적 없는 소름 끼치는 웃음을 지으며 말합니다.
 
한도윤:(더듬거리는 당신의 목소리에도 개의치 않고 웃음을 지어보였다. 난장판이 되어있는 방이 익숙하다는 듯 시선 한 번 주지 않고 흐릿한 눈빛으로 당신을 바라볼 뿐.) 오랜만이야, 형. 나를 위해 여기까지 온 거야? 마침 따분하던 참이었어.
 
이규혁:(아무리 자세히 보아도 자신이 아는 한도윤이 맞았다. 그래서 더욱 혼란을 자아내었다. 그러나 시선을 그에게서 돌리지 않은 이유는, 기괴한 방의 모습을 더 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핏자국이 눌러붙은 바닥, 끔찍하게 죽은 사체. 그런 것들을 눈에 담으면 제 머릿속이 더욱 복잡해지고, 마음이 약해질까 봐. 당장 이런 방 안에서 멀쩡하게 웃는 당신의 모습만으로도 식은땀이 흐르는데… … 여기에 얼마나 있었던 거야. 당장 그를 데리고 나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도윤은 미쳐서 여기에 온 게 아니다. 이런 방 안에 하루라도 있으면 누구든지 미쳐버릴 게 틀림없다. 떨리는 발걸음을 옮겨 한도윤에게 천천히 다가갔다.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 입을 뻐끔거리다가 이윽고 말을 꺼냈다.) ... 따분하다니, 그런. 말도 안 되는… (그의 상태가 정상이 아님을 바로 알아챌 수 있었기에 말을 골랐다. 당신이 들고 있는 펜촉의 날카로움이 흉기처럼 다가오는 것 같았다.) …도윤아, 그래. 너를 찾으려고 온 거야. 그러니까, 돌아가자. 응?
 
한도윤:(긴장한 채로 제게 말을 건네는 당신을 보고도 미동 하나 없이, 오히려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나를 찾으러 왔다는 말은 이해하겠지만... 돌아가자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나는 이 오선지를 채워넣어야만 해. 그 전까지는 아무 데도 갈 수 없어. (자신의 앞에 놓여있는 보면대를 돌려 당신에게 악보를 보여주었다. 거의 다 채워졌지만, 아직 완성되지 않은 채의 악보를.) ...이제 얼마 안 남았어. 조금만 더 채워넣으면 완성이야. (어딘가 만족감이 가득 묻어나는 말투로 말했다.) 하지만 이걸 형이 이해하지 못하겠다면... (말끝을 흐리더니 갑자기 표정을 싹 굳히며 딱딱한 투로 문장을 끝맺었다.) ...형이랑 더 나눌 얘기는 없어.
 
한도윤이 보여준 악보를 확인하면,
 
위층에서 봤던 것과 비슷한, 한눈에 보아도 기괴한 불협화음으로 가득 찬, 여전히 소름 끼치는 곡입니다.
 
관찰 판정.
 
이규혁:
관찰력
기준치: 60/30/12
굴림: 71
판정결과: 실패
 
하지만…… 무언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상한 기분입니다.
 
이성 판정.
 
이규혁:
SAN Roll
기준치: 55/27/11
굴림: 3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이성 감소 없음.
 
이규혁:도윤아…! (당신의 굳은 어조에 자기도 모르게 목소리를 키웠다. 기괴함으로 가득 차 있는, 도저히 알 수 없는 곡이 쓰인 악보를 보자 눈동자가 떨렸다. 자신이 알던 한도윤은 이런 곡을 쓰지 않는다. 지금 눈앞에 있는 건 한도윤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오히려 다른 사람 같다는 판단이 들었다. 완성에 대하여 강박적인 모습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었지만, 이런 악보를 써서 좋을 건 없을 게 분명했다. 적어도 한도윤에게는 그럴 것이라. 이 불길한 악보가 완성되면 어떻게 되는 건가. 자신은 한도윤과 돌아가야 한다. 그 생각 하나로 여기까지 왔는데도, 네가 그런 말을 하면. … 문득 제가 들고 있던 왕관이 떠올랐다. 폭군이 쓰고 있던 왕관. 말도 안 되는 이야기지만 이것으로 인해 도윤이가 이상해진 거라면? 후들거리는 손끝으로 지니고 있던 왕관을 꺼낸다. 최대한 사근한 목소리로.) …이해하고 있어. 곡을 완성하고 싶겠지. 내가 너를 이해하지 못 할 리가 없잖아. (억지웃음을 지어 보였다.) 이해하고를 떠나서... 우리, 돌아가긴 해야 하니까. (손에는 여전히 화려한 왕관을 들고 있는다. 당신이 왕관을 통하여 무언가를 알아보거나, 다른 낌새를 보인다 싶으면 바로 부숴버릴 생각으로.)
 
한도윤:(억지로 웃음을 지어보이는 모습에 헛웃음을 쳤다.) 그렇게 달래면 내가 넘어갈 줄 알았어, 형? 건방지게 어린애 다루듯이 다루지 마. 무슨 말을 하든, 형 뜻대로는 안될 테니까. 난 무조건 이 악보를 완성해야만 해. 다른 수는 없다고. 며칠 동안이나 빌어먹을 꿈 때문에 한숨도 못 잤어. (평소와 달리 분노를 전혀 숨기지 않은 채 말했다. 잔뜩 찌푸린 얼굴로 미완성인 악보를 쳐다보고는,) 눈을 뜨면 다 때려 부수고 싶고, 또... 저 악보를 채워넣어야겠다는 생각 말고는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아. (냉소적인 얼굴로 쯧, 하고 혀를 한 번 차고는 느리게 숨을 한 번 내뱉더니, 조금은 차분해진 투로 말을 이었다.) 그래도 잘 됐잖아? 멍청하게 오선지 앞에 앉아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낫지. 저것도 작업의 일환이긴 하지만. (바닥에 널브러져있는, 목이 기괴한 모양으로 뒤틀려있는 사람을 흘끔 쳐다보더니 따분하다는 듯 시큰둥하게 시선을 돌렸다.)
 
한도윤의 시선을 따라 바닥에 쓰러진 사람을 보면...
 
아직 숨이 붙어있습니다.
 
이규혁:(숨이 붙어있는 사람을 보자 머릿속이 얼어붙었다. 아직 살아있었어. 살려야만 할 텐데, 이대로 가만히 놔둘 수 없었다. 그런 생각으로 가득 찼음에도 발걸음이 쉽게 떼어지지 않았다. 당신의 건조하면서 광기 어린 말들 때문이었다. 헛웃음을 흘리는 소리 하나에도 견딜 수 없이 막막한 기분이 들어 제 아랫입술을 잘근거렸다. 당신 앞에만 서면 표정을 숨기기 어려웠고, 지금도 마찬가지였다. 제 일그러진 얼굴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을지라. 왕관에 관해서는 보이는 반응이 없어, 들고 있던 것을 아래로 내렸다. …이게 아니었던 건가? 그러면 난, 어떻게 해야 하지. 단순한 방법으로는 해결될 수 없는 건가. 시간을 지체하기에 자신은 너무 급했고, 빨리 이 끔찍한 광경 속에서 당신과 함께 벗어나고 싶었다. 이를 악물고 당신에게 천천히 걸어가는가 싶더니.) 네가, 계속 그러면… 난...! (달려들어 한도윤의 깃 펜 든 팔을 세게 붙잡기를 시도한다. 억지로 끌고서라도 나가기 위해서.)
 
한도윤:(당신의 손에 들린 왕관을 눈에 담았으나 크게 관심을 두지는 않았다. 일단은 저를 찾아 여기까지 온 당신에게 할 이야기들이 많았으므로.) ......! 미쳤어? 이거 안 놔? (당신이 팔을 붙잡자, 그 손을 뿌리치려 애를 썼다. 억지로 자신을 붙잡으려 하는 당신의 행동에 분노하듯, 답지 않게 큰소리까지 내어가며 이를 갈았다.) 감히 어디다 손을 대는 거야?! 당장 이거... 놓으라고...! (겨우 당신의 손을 뿌리치고 나서는 거칠게 숨을 몰아쉬며 경계심을 가득 드러냈다. 정말 스스로를 왕이라고 여기고 있는 것과 같은 말과 행동.) 형, 미쳤어? 지금 저거, 저 따위 것 때문에 나한테 손을 댄 거야? (한 발자국을 물러서고는 분노를 삭이듯 씨근거리다가, 곧이어 채 삼키지 못한 감정을 표출하며 화풀이를 하듯 바닥에 널브러진 이를 발로 거칠게 짓밟았다. 마치 당연하다는 듯 폭력을 휘두르는 모습. 그러한 행위는, 바닥에 남아있는 검붉은 자국들이 전부 피였음을 짐작케 했다. 그렇게 한 차례 분노를 표출한 후에는, 여전히 경악으로 물들어있는 당신을 똑바로 쳐다보았다.) ...형이니까 참아주는 거야. 형한테는 여태 도움을 받은 게 많았으니까. 저건 나를 여기에 가둔 놈들이 넣어준 거야. 매일매일 새로운 사람을 넣어주더라고. 마음껏 때려패도 좋다면서. (당신을 바라보는 눈이 미묘한 희열로 번득였다.) ...아, 죽이는 것도 괜찮다고 했지.
 
이규혁:(당신의 팔을 꽉 잡아 끌어내려 했지만, 큰소리를 내며 이를 가는 소리에 겁을 먹어 자기도 모르게 손에 힘이 풀린다. 숨을 헉, 들이마시고 제 손을 뿌리친 당신을 얼빠진 표정으로 바라보다가 이내 쓰러져 있는 누군가를 짓밟는 행동에 얼굴이 새파랗게 질린다.) 도, 도윤아… 그만둬...! (이번에는 말리기 위해 뛰어들지 않았다. 차라리 시체였다면 더 나았을 지도 모른다. 이런 가져서는 안 될 생각에 빠진 이유는 거세게 밟힌 이의 들릴 듯 말 듯 한, 고통에 겨운 신음소리가 들렸기 때문일 터였다. 아무리 당신이 소중하다 하더라도 사유 없이, 단순하게 화를 풀려 타인을 해치고, 죽이는 건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었다. 자신뿐만이 아닌 한도윤 주위의 모두가 그리 생각하겠지. 시선을 피하고 싶었지만 공포에 물든 눈길은 쉽게 돌려지지 않았다. 나라서 참아준다는 말, 마치 한도윤의 이 아니었다면 피로 물든 바닥에 널브러진 이와 똑같은 모습이 되었을 거라 고하는 것 같았다. 이제는 억지로 웃을 수도 없었다.) 내... 내가 잘못했어. 미안해. 방해하지 않을 테니까…… (말끝이 흐려졌다. 당장이라도 두 귀와 눈을 막고 싶었다. 차라리 못 보고, 듣지 못한다면 훨씬 나을 것 같아서.)
 
한도윤은 자신의 언행에 순응하는 당신을 만족스러운 눈빛으로 쳐다보다가,
 
이내 당신의 손에 들린 왕관을 보며 말합니다.
 
한도윤:그건 날 위한 선물이야, 형?
 
그리고 당신에게 다가와 펜을 꾹 쥐여주며 속삭입니다.
 
당신의 손에 들린 펜은 보기보다 꽤 묵직합니다.
 
가까이서 본 펜촉은 날카롭게 빛나고 있습니다.
 
한도윤:붉은색 잉크가 부족해. 악보를 완성하려면 잉크가 더 필요하거든. (펜을 쥔 당신의 손을 감싸며 한결 부드러워진 목소리로 속삭였다.) 거기 있는 재료를 이 펜으로 찔러서 가져와. 크기가 작아서 불편하긴 하겠지만… 동맥을 노리기에는 충분할 거야. 어차피 저런 상태로 살아봤자 죽는 것만도 못한 걸 알잖아, 형. 할 수 있지? (그렇게 말하는 목소리는 섬뜩한 내용과 달리 평온하기만 했다. 마치 두려워하지 말라고 어르는 듯한 말투.)
 
한도윤은 당신을 바라보며 웃습니다.
 
그 웃음에서 당신은……
 
당신이 사랑하는 한도윤의 얼굴을 겹쳐봅니다.
 
…정신을 차리면, 당신은 여전히 일그러진 웃음을 짓고 자신에게 사람을 찌를 것,
 
즉 살인을 강요하는 한도윤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이성 판정.
 
이규혁:… … 그게 무슨 소리야, 도윤아... (제 손에 쥐어진 펜의 무게가 그 무엇보다도 무거웠다) 나, 나는… (간담이 서늘해졌다. 제 손을 감싼 당신에게서 아무런 온기가 느껴지지 않는 듯했다. 그 목소리까지, 언제나처럼의 따듯한 부드러움이 아닌 차갑게 다가와서 손끝을 파들거렸다. 왜, 내가. 너에게 이런 부탁을 받아야 하는 거야. 할 수 있냐고 물어보는 목소리는 마치, 해보았으니 익숙하지 않겠냐는 뜻이 담겨있는 것 같았다. 시선만 둘려 당신을 힐끗 바라보았다. 분명 그런 의미가 없다는 걸 알면서도, 끝말이 제 귓가를 계속 맴돌았다. 분명히, 할 수 있을 리가 없지만. 그럼에도 당신의 손을 함부로 뿌리치지 못했다.)
SAN Roll
기준치: 51/25/10
굴림: 74
판정결과: 실패
 
이성 4 감소.
 
장기적 광기 발현: 한도윤에 대한 집착 및 심신 상실로 인한 의지 상실.
 
한도윤:(애처로이 손끝을 떨면서도 제 손을 뿌리치지 못하는 모습이 이토록 흡족할 줄이야. 당신이 제 부탁을 거절하지 못할 것임을 알고 있었다. 그와 동시에, 죄없는 사람을 해하지도 못할 것임을 알았다. 그런 생각이 충돌하면 할수록, 당신에게 이 일을 종용하고픈 욕망은 커져만 갔다. 당신의 손을 감싸쥔 손에 더욱 힘을 주며 몸을 가까이 밀착했다.) ...형은 나를 실망시키지 않을 거라 믿어. (언뜻 들어서는 당신을 향한 신뢰를 드러내는 달콤한 말임이 분명했다. 손에 피를 묻히는 일과는 가장 거리가 멀어 보이는 사람이, 제 말 한마디로 하여금 살인까지 저질러버리는 일. 그 이질적인 광경이 미치도록 보고싶었다. 심지어는 악보를 완성시키고픈 욕망과도 맞먹을 만큼.)
자, 내가 이 곡을 완성할 수 있도록.
 
당신은 선택해야 합니다.
 
당신은 한도윤이 곡을 완성할 수 있도록,
 
한도윤을 위해,
 
당신의 손에 피를 묻힐 수 있나요?
 
그것은 과연, 한도윤을 위한 일일까요?
 
이규혁:(자신을 실망시키지 않을 거라 말하는 목소리에 몸을 흠칫 떨었다. 잠시 멍해졌던 시야를 다 잡고 퍼뜩 정신을 차리면, 눈앞에 보이는 건 한도윤이었다. 즐겁다는 듯이 이야기하는 당신에게서, 벗어나고 싶어도 그럴 수 없었다. 자신은 너무나도 지쳤고, 힘겨워서. 한도윤과 연락아 끊겼을 때, 얼마나 많은 전화와 문자를 보냈었지? 결국 그의 집에 찾아갔을 때는, 피에 물든 보면대가 있었다. 급한 마음에 그 누구의 도움도 받지 못한 채로 여기까지 와서, 결국 마주하는 게 미쳐버린 당신과 이런 악몽 같은 광경이라니. 겨우 잡고 있었던 이성이 끊기는 것 같았다. 정상적인 사고가 불가능해지는 감각이 발끝에서부터 서서히 차올랐다. 그래. 생각해 보면 여기에 오게 된 것도 전부 당신 때문이었다. 도윤이, 너 하나만을 다시 보고 싶어서. 그냥 그뿐이면 되었을 지도 모른다. 곁을 말없이 떠나가지 않길 바랐다. 우리는 한배를 탔던 사람들이고, 함께 의지하며 살아가는 건 영원했어야 했으니까. … 당신과 함께 이곳을 나가고 싶다는 판단이 흐려졌다. 곡이 완성되면 너는 어떻게 되고, 우리는 어떻게 되는 걸까, 같은 상상을 하는 것조차도 힘들었다. 당장 제게 들이닥친 현재가 중요했다. 손의 떨림은 어느새인가, 멈춰있었다. 혼란스러워 어지럽게 도는 눈앞도 어느 틈에 당신에게로 고정되어 있었다.) …이거면, 네가 바라는 걸 완성할 수 있는 거야? (힘없는 웃음을 지어 보였다. 생기 없는 눈이 당신과 마주하였다. 고개를 살짝 떨구고 작게 들릴 정도로 알았어,라는 한마디를 중얼거리더니 깃 펜을 꽉 쥐고 죽어가는 사람에게 발소리를 내며 걸어갔다. 제 걸음 소리가 방안을 울려, 끔찍하게 귀를 때렸다. 이내 사람 앞에 우뚝 서서, 펜을 들어 올렸다. 다리는 꿇지 않았다. 우리는… 언제까지나 함께 의지했어야 했어. 그런데 지금은 어떻지. 그 누구도 각자에게 기대고 있지 않았다. 이런 사실이 그 무엇보다도 두려웠다. 한도윤을 사랑했으니까. 깊은 곳에서부터 차오르는 감정은 사랑보다는 집착에 가까웠을지 모른다. 차라리, 네가 악보를 완성해야 한다면. 완성해야만 만족할 수 있다면. 그 사이에 누군가의 죽음이 필요하다면… … 아무것도 모르겠다. 적어도 자신은 타인을 죽이는 짓을 저지를 수 없었고, 그럼에도 한도윤을 위하겠다면 방법은 하나뿐이지 않나. 더는 공포를 견딜 수 없었다. 더 이상 이 장면 속에서 살아갈 의지가 들지 않았다.)
도윤아. (뒤를 돌아 똑바로 한도윤을 마주했다. 그리고 웃었던가.) 내, …내 것으로 너의 곡을 완성해 줘. (그리고 평생 기억해달라. 네가 죽어버리기 직전까지도. 이내 제 목에 깃 펜을 가져다대고 힘을 주어 순식간에 경동맥을 찍어내렸다.)
 
당신은 결심을 합니다.
 
사랑하는 한도윤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기로 말입니다.
 
……푹.
 
날카로운 펜촉이 살을 가르고 들어가는 느낌이 손에 선명하게 잡힙니다.
 
동시에 선명한 통증이 당신을 덮칩니다.
 
한도윤:……멍청하긴.
 
당신의 손에 힘이 풀리고, 차가운 표정을 하고서 당신을 바라보는 한도윤이 펜을 도로 집어듭니다.
 
당신의 피로 붉게 물든 펜을요.
 
펜을 가로챈 한도윤은 악보 앞으로 향합니다.
 
당신의 흐릿한 시선에 최근 들어 가장 환한 미소를 짓는 한도윤이 보입니다.
 
한도윤:드디어……
 
아, 얼마 만에 보는 환한 웃음인가요.
 
비록 자신을 바친 것이지만, 한도윤의 웃음을 보고 있으면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도윤은 펜을 쥐고, 오선지에 붉은색을 그려 넣습니다.
 
그리고 후련한 표정을 지으며 당신의 곁에 떨어진 왕관을 주워 머리에 씁니다.
 
그러자,
 
한도윤:……규혁이 형?
 
순간 한도윤의 표정에서 웃음이 사라집니다.
 
몹시 혼란스러운 표정,
 
하지만 곧 …아, 하는 작은 탄식과 함께,
 
상황을 파악한 듯 표정이 일그러지더니 미친 듯 웃음을 터뜨립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웃음은 곧 멎어듭니다.
 
한도윤:(누군가에게 점령을 당한 듯 흐릿하던 정신이 말끔하게 돌아온 것도 잠시, 눈앞에 쓰러진 당신의 모습에 당혹감을 감출 수 없었다. 피투성이가 된 모습, 그리고 붉은색으로 가득 찬 오선지. 다시 주워담을 수 없는 일들이 제 손을 스쳐지나갔음을 깨닫는 것은 순간이었다. 누군가의 피로, 아니, 누군가의 생명으로 완성된 곡. 마침내 제 손을 떠나고야 만 그 오선지에는 불협화음만이 가득 차 있었다. 펜촉 끝에서 탄생한 악惡을 마주하자, 그 무엇도 견뎌낼 수 없었다. 보면대에 곱게 놓여있는 악보를 손에 쥐자, 종이 몇 장은 힘없이 손 안에서 구겨졌다. 이 모든 비극을 자신이 초래했다는 현실을 부정할 수조차 없이, 웃음을 터뜨리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꿈속에서 본 것 그대로야. ……정말 지옥 같아. (차분하지만 공허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몸에 힘이 풀리는 것만 같았다. 내 음악에 대한 열망이 이런 상황을 초래한 걸까? 그 지나침이 형과 나를 집어삼키고야 만 걸까. 차라리 기억을 전부 잃었더라면 좋았을 것을, 빌어먹을 기억들은 무섭도록 생생했다. 당신이 저를 설득하기 위해 건네던 말들, 자신이 저질렀던 폭력적인 언행, 경악으로 물들던 당신의 표정과 말투, 그리고 당신이 스스로를 해하던 그 장면마저도. 이미 엉망이 되어버린 생각들을 안은 채, 주저앉듯 당신의 앞에 털썩 무릎을 꿇었다. 이전에 꾸었던 꿈들은, 단순한 악몽이 아니었음이 분명했다. 전부, 지금 이 현실을 말해주던 예지몽이었을 터. 바닥을 온통 붉게 물들이고 있는 당신을 끌어안듯 팔로 감싸 제 쪽으로 당기고는, 허공을 바라보며 피식 헛웃음을 지었다. 손에 쥐고있던, 당신의 피로 비로소 완성해낸 악보 역시 피에 물들었으나 개의치 않았다. 음표를 그린 붉은색과 완벽히 똑같은 혈흔. 한참 동안이나 매달려왔던 그 악보가 완전히 피로 젖어들어 느리게 손등 위로 떨어질 때까지, 그렇게 가만히 당신을 안고만 있었다.) ...그래, 형의 말대로 완성했어. 아주... 완벽한 곡이야.
 
당신의 시야가 점점 흐려집니다.
 
깜빡,
 
깜빡.
 
마지막으로 본 한도윤의 표정은 어떤 것이었나요?
 
슬픔에 물든 표정?
 
광기에 찬 웃음?
 
아니요,
 
당신이 마지막으로 본 한도윤은,
 
무척이나 후련한 표정이었습니다.
 
……그래요, 이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나의 피로 당신이 안식을 찾을 수 있다면.
 
END 2. 붉은 피의 맹세를
 
한도윤, 생존?
 
이규혁, 로스트.
 
보상: 없음.
 
다시 한 번 광기에 빠진 한도윤은 모든 이성을 잃고 실질적 로스트 상태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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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스름달 (GM):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고^생^하^셨^어^요^
 
유성우:아쉬바 제가 잘못햇어여
 
으스름달 (GM):네에
 
유성우: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제가 잘못햇어요
 
으스름달 (GM):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실... 보고싶은 엔딩이 잇엇어요
이것도... 하...좋다고해야해이걸?
...
ㅋㅋ
 
유성우:...
뭔데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제가 잘못햇어여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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